프랑스 북부는 남부와는 또 다른 낭만을 품고 있는 지역으로, 고요하고 깊이 있는 자연풍경이 매력적인 곳입니다. 남프랑스를 떠올리면 여유로운 분위기, 햇살과 와인이 떠오르는 반면, 북부는 바람, 파도, 절벽, 안개 속 성당 같은 다소 거칠지만 감성적인 장면들이 이어지며 특히 커플 여행지로 인기가 높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자연을 좋아하는 연인을 위한 북부 여행지 중에서도 특별히 아름답고 인상 깊은 세 곳, 에트르타, 몽생미셸, 브르타뉴 해안을 소개합니다.
프랑스 북부 해안 절경의 대표, 에트르타(Étretat)
에트르타는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에 위치한 해안 마을로, 프랑스 북부 해안 절경의 대표주자입니다. 작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는 이 마을은 화가 모네(Monet)와 작가 모파상(Maupassant) 등이 사랑했던 장소로도 유명합니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도 절벽과 바다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조화입니다. 해안선을 따라 솟아오른 석회암 절벽은 자연이 오랜 시간 동안 조각해낸 예술 작품처럼 보이며, 특히 코끼리 바위(Falaise d'Aval)는 가장 유명한 포인트입니다. 이 지역의 해안산책로는 잘 정비되어 있어 커플이 손을 잡고 걷기에 매우 좋습니다. 탁 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걷다 보면 곳곳에서 풍경이 바뀌고, 때때로 하얀 갈매기들이 하늘을 가로지릅니다. 절벽 위 전망대에서는 끝없이 펼쳐진 망망대해와 파도소리를 들으며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붉은 석양이 절벽에 드리워지며, 마치 인상파 회화 속으로 들어간 듯한 느낌을 줍니다. 에트르타는 단순히 경관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마을 자체도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습니다. 중심가는 소규모 카페와 해산물 식당, 예쁜 베이커리들이 줄지어 있어 둘이 함께 하루를 보내기에 충분합니다. 특히 해산물 플래터와 화이트와인을 곁들이면 바다 향과 프랑스식 낭만을 한껏 느낄 수 있습니다. 계절에 따라 다양한 문화행사나 콘서트도 열리므로 사전 정보를 확인하면 더 풍성한 여행이 될 수 있습니다. 교통편은 파리에서 기차와 버스를 이용해 약 3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으며, 렌터카로 이동할 경우 도로 드라이브 자체가 또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드라마틱한 자연풍경과 조용한 해안 마을 특유의 분위기 덕분에, 에트르타는 커플이 자연 속에서 감정을 깊이 나누고 싶을 때 가장 추천할 수 있는 북부의 보석 같은 여행지입니다.
바다 위의 수도원, 몽생미셸(Mont-Saint-Michel)
몽생미셸은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 지방의 해안가에 위치한 세계적인 명소로, 바닷물의 밀물과 썰물에 따라 섬이 되었다가 육지가 되는 독특한 지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다 위의 수도원’이라 불리는 이곳은 역사적 가치뿐 아니라, 그 풍경 자체만으로도 압도적인 감동을 선사하는 장소입니다. 특히 연인과 함께하는 여행에서는 그 로맨틱한 분위기가 배가되어 특별한 추억을 남기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몽생미셸의 가장 중심은 물론 고대 수도원입니다. 섬의 가장 높은 지점에 자리 잡은 이 수도원은 8세기경 설립된 이래로 수세기 동안 순례지로서 기능했으며, 고딕 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혼합된 건축이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냅니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을 따라 계단을 오르다 보면 어느새 수도원 입구에 다다르고,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해안 풍경은 감동 그 자체입니다. 밀물 때에는 섬 전체가 고립된 모습이 되고, 썰물 때에는 광활한 갯벌이 드러나면서 걸어서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가능합니다. 이 시점에 맞춰 석양이 지는 시간대를 고르면, 수도원 실루엣이 황금빛 하늘 아래 물에 반사되며 영화 같은 장면이 연출됩니다. 커플 여행자라면 이 순간을 함께 사진에 담는 것만으로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됩니다. 몽생미셸 마을 안에는 기념품 가게, 크레이프 전문점, 작은 호텔들이 이어져 있으며, 옛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여행 내내 중세시대에 들어온 듯한 기분을 줍니다. 특히 유명한 오믈렛 레스토랑 ‘라 메르 풀라르(La Mère Poulard)’는 독특한 조리법과 푹신한 식감으로 많은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TGV와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약 4시간 정도 걸리며, 자가용을 이용해도 가는 길 자체가 매우 평화롭고 아름다워 이동이 지루하지 않습니다. 몽생미셸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커플이 함께 고요함 속에서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되어줍니다.
거친 자연이 인상적인 브르타뉴 해안(Bretagne)
브르타뉴(Bretagne)는 프랑스 북서부 끝자락에 위치한 지역으로, 대서양과 접한 특유의 해양 기후와 거친 자연이 인상적인 여행지입니다. 아름답고 때로는 거칠기도 한 브르타뉴 해안은 자연을 사랑하는 커플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겨주는 장소입니다. 다른 해안 마을들과 달리 인위적인 관광 요소가 적고, 순수한 자연과 전통 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표적인 해안 마을로는 생말로(Saint-Malo)와 콩카르노(Concarneau), 퀴베롱(Quiberon) 등이 있습니다. 생말로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돌담으로 둘러싸인 옛 도시를 산책할 수 있는 곳으로, 도시 전체가 성벽 안에 위치해 있어 마치 요새 도시를 걷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바닷가를 걷고, 오래된 등대와 선착장을 지나면 서로의 존재가 더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브르타뉴 해안은 일출과 일몰의 명소로도 유명하며, 자연광이 시간마다 바다 색을 바꾸기 때문에 언제 방문해도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지역은 해산물 요리와 사과주(시드르)로도 유명한데, 해안가 작은 선술집에서 굴이나 홍합 요리를 나눠 먹으며 시드르 한잔을 기울이는 경험은 자연을 배경으로 한 최고의 식사가 됩니다. 브르타뉴는 지역 특유의 켈트 문화가 아직까지도 살아 숨 쉬는 곳입니다. 도로 표지판에 불어와 함께 브르타뉴어가 병기되어 있고, 전통 음악과 복장을 만날 수 있는 축제도 종종 열립니다. 이러한 지역 특성은 커플이 여행 중 새로운 문화와 정서를 함께 공유하고 체험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교통편은 파리에서 렌터카를 이용하거나 브레스트(Brest), 렌(Rennes) 등의 도시에서 기차로 접근할 수 있으며, 소도시 사이를 잇는 해안 도로 드라이브는 장거리 연인 여행에 있어 최고의 코스로 손꼽힙니다. 복잡함과 분주함을 벗어나, 단순하고 진솔한 자연 속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브르타뉴 해안은 반드시 들러야 할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