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은 한반도의 척추라고 불리우는 우리 땅의 중심 뼈대입니다. 한반도를 종으로 가로지르는 거대한 산줄기로,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약 1,400km의 자연 회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긴 능선은 다양한 국립공원을 경유하며 각각의 지형, 난이도, 생태환경의 특징을 품고 있습니다. 따라서 백두대간을 오르려는 사람들에게는 ‘국립공원별’로 코스를 나눠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백두대간이 통과하는 대표적인 3개 국립공원 지리산, 덕유산, 속리산을 중심으로, 해당 구간의 특징과 추천 코스를 자세히 소개합니다.
종주의 시작 지리산 국립공원
지리산은 백두대간의 남쪽 끝에 위치한 대표적 국립공원이며,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간 종주의 시작점입니다. 특히 천왕봉(1,915m)은 남한에서 한라산 다음으로 높은 봉우리로, 등산인들에게 ‘대간의 시작’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닙니다. 지리산 백두대간 코스는 ‘중산리 탐방지원센터 – 천왕봉 – 장터목대피소 – 세석대피소 – 벽소령 – 백무동’ 순으로 이어지는 약 25km 코스입니다. 이 코스는 일반적으로 2박 3일 일정을 권장하며, 초보자보다는 등산 경험이 풍부한 중상급자에게 적합합니다. 지리산 구간은 산세가 깊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며, 해발 차이가 크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상당합니다. 특히 천왕봉 일출을 보려는 산행객들이 많아 새벽 시간 산행이 잦고, 대피소 예약이 필수입니다. 봄과 가을에는 운해와 야생화, 단풍이 장관이며, 여름에는 짧은 고산 능선을 따라 선선한 바람과 맑은 계곡을 동시에 즐길 수 있습니다. 대간 종주를 꿈꾼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할 핵심 구간이자, 한국 산악문화의 중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난이도 낮은 덕유산
덕유산은 전북 무주와 경남 거창에 걸쳐 있으며, 백두대간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구간으로 평가받습니다. 특히 향적봉(1,614m)에서 남덕유산(1,507m)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 구간은 평탄한 능선길로 구성되어 초보자도 도전할 수 있는 코스입니다. 이 구간의 총 거리는 약 11.5km이며, 보통 5~6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덕유산은 겨울 설경으로 특히 유명한데, 눈 덮인 억새밭과 향적봉 일대의 상고대는 많은 사진작가들과 여행자들이 찾는 인기 촬영지입니다. 향적봉까지는 곤돌라를 이용하면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어, 체력에 자신 없는 등산객도 쉽게 대간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남덕유산까지는 가파른 구간도 있으나 전체적으로 능선이 넓고 길이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남덕유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남한 중앙 산맥의 뻗어가는 모습은 대간의 장엄함을 몸소 느끼게 해주는 풍경입니다. 덕유산 국립공원은 계절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지니며, 특히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이 절정을 이루고,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이 장관을 이룹니다. 백두대간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국립공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백두대간의 중부 속리산
속리산은 충청북도 보은과 괴산 일대에 걸쳐 있는 국립공원으로, 백두대간의 중부를 대표하는 구간입니다. 특히 문장대(1,054m), 천왕봉, 묘봉 등 유명한 봉우리를 아우르며, 수도권에서도 대중교통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가장 인기 있는 백두대간 코스는 ‘법주사 – 문장대 – 천왕봉 – 묘봉 – 묘봉휴게소’로 이어지는 약 12km 코스입니다. 속리산 백두대간 구간은 난이도 ‘중하’ 수준으로, 데크길과 계단이 잘 정비되어 있고 경사가 급한 구간은 일부에 불과해 초보자도 도전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계절별로 풍경 변화가 뚜렷해, 봄에는 진달래, 여름에는 녹음,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이 절경을 이룹니다. 특히 문장대에서 바라보는 속리산 능선은 백두대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 중 하나로 꼽히며, 이른 아침 안개가 자욱할 때는 마치 운해 속을 걷는 듯한 신비로움을 선사합니다. 또한, 법주사나 묘봉휴게소 등 출발 지점과 도착 지점 모두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단체 산행이나 가족 산책용 트레킹 코스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가성비 좋은 대간 체험’을 원한다면 속리산이 정답입니다.
결론
백두대간은 워낙 방대한 거리와 다양한 구간을 포함하고 있어 처음 도전하는 이들에게는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립공원 중심으로 나누어 보면, 각 코스의 특성과 난이도를 보다 명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리산처럼 상급자가 도전하는 험준한 코스부터, 덕유산이나 속리산처럼 초보자도 접근할 수 있는 구간까지 골고루 분포해 있어 자신에게 맞는 대간을 고르는 것이 핵심입니다. 계절, 체력, 일정에 따라 나만의 대간 루트를 설계하고, 안전 수칙을 잘 지켜 아름다운 한반도의 산줄기를 직접 걸어보는 것. 그것이 바로 백두대간이 주는 가장 큰 감동일 것입니다. 지금 바로, 가장 가까운 국립공원에서 백두대간의 첫 발걸음을 시작해보세요.